주변을 돌아보면 다른 사람에게 욕을 하거나 막말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최근 저도 지하철에서 뭐가 많이 언짢았던지 일면식도 없었던 승객이 서로 욕을 하면서 모욕죄로 고소를 하네 마네 했던 것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욕과 명예훼손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막상 생각해보면 뭐가 다른지 애매한데 아래에서 모욕죄 명예훼손죄 차이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욕죄 명예훼손죄 공통점
먼저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의 공통점에 대해 살펴보면,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모두 공연히 다른 사람에게 욕설이나 막말을 하면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그렇다보니 형법에서도 같은 장에(제33장 명예에 관한 죄) 명예훼손과 모욕을 함께 규정하고 있습니다.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 이하에서 정하고 있고, 모욕죄는 형법 제311조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연히’라는 부분에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각 죄의 성립요건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공연히란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학문적으로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욕죄 명예훼손죄 차이
그렇다면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차이는 무엇일까요?
1. 성립요건 차이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첫번째 차이는 바로 성립요건 입니다. 모욕죄를 규정한 형법 제311조를 보면 성립요건으로 1) 공연히 2) 모욕 이 두가지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명예훼손죄를 규정한 형법 제307조를 보면 1) 공연히 2)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3) 명예를 훼손할 것을 성립요건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즉, 모욕죄는 공연히 모욕하면 성립하는 범죄고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면 성립하는 범죄라는 것인데요, 여기에서 공연히(공연성)라는 성립요건은 공통점에 해당하므로 나머지 성립요건에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모욕과 사실의 적시 차이
모욕과 사실 또는 허위 사실 적시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면, 언뜻 생각하면 그게 그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어떤 사람에 대해 허위사실을 말하는 것과 모욕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모욕죄, 명예훼손죄에 관한 판례 또는 사례를 찾아보면 어느정도 그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모욕죄는 쉽게 말해 타인에게 경멸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했을 때 적용이 되고, 명예훼손죄는 사실이든 거짓이든 어떤 사람의 평가, 평판, 명예를 실추시키는 표현을 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예를들어 보면, 길을 걷는 중 어떤 사람이 갑자기 나에게 쌍욕을 했다고 해봅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나의 사회적 평판, 평가, 명예의 실추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입니다.
반면, 어떤 사람이 회사에서 나를 보며 “이 사람은 불륜남이다!”라고 떠들어 댄다면 그것이 사실의 적시든 허위사실의 적시든 단순히 모욕을 한 것을 넘어 사회적 평판, 명예를 실추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 내에서 직장 동료에게 다른 동료 직원의 불륜 사실(허위)을 이야기한 사례에서 벌금 400만원이 선고된 사례가 있었고, 아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직장 동료가 불륜 관계가 있다는 허위 사실을 올린 사례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3. 처벌 수위 차이
사람마다 욕설이나 비방을 들었을 때 느끼는 모욕감, 모멸감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적인 명예가 훼손된 것을 더 큰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처벌 수위에 차이가 있습니다.
모욕죄를 범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반면, 명예훼손죄를 범한 경우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징역 2년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죽은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사자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신문 등 출판물에 의하여 명예훼손을 한 자는 일반 명예훼손죄보다 가중처벌을 받습니다.
- 출판물에 의해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한 경우 :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 출판물에 의해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한 경우 :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그리고 요즘에는 인터넷을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명예훼손이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인터넷 명예훼손죄를 범한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에서 처벌 조항을 두고 있고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 인터넷으로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범한 경우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인터넷으로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범한 경우 :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결론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어떤 사람에게 욕설, 비방을 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욕죄는 단순히 경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에 해당하며 명예훼손죄는 단순한 욕설이나 비방이 아닌 어떤 사실을 표현하여 사람의 사회적 평가, 평판,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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