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란 국회에서 소수 의견을 보호하기 위해 허용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수단입니다. 주로 ‘야당의 시간 끌기’, ‘법안 통과 저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헌법적 근거와 국회법상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됩니다.
최근에도 국민의힘이 방송3법에 반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여 필리버스터가 정치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필리버스터의 뜻, 근거 법령, 절차, 제한 요건 등을 알기 쉽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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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리버스터란 무엇인가요?
필리버스터란(filibuster) 다수결로 신속히 처리되는 안건에 대해 소수 의견을 가진 의원이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제도입니다. 국회에서 특정 안건에 대해 충분한 토론을 보장하기 위해, 국회법 제106조의2에 따라 ‘무제한 토론’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즉, 본회의에서 다뤄지는 특정 법안이나 안건에 대해 국회의원이 순서대로 연단에 올라, 정해진 시간 없이 발언함으로써 의결을 지연시키는 것입니다.
필리버스터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언 시간 제한이 없음 (단, 회기 종료 또는 종료 동의 시 중단 가능)
- 1개 안건에 대해서만 가능
- 과반수 이상 의원이 찬성해야 개시 가능
- 찬반 토론이 아니라도 모든 내용 발언 가능

이 제도는 다수결로 쉽게 처리될 수 있는 법안에 대해, 소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헌법이 보장한 입법권의 연장선으로 평가됩니다.
※ 필리버스터는 본래 미국 상원의 무제한 토론제도에서 유래하였으며, 대한민국에는 2012년 5월 국회법 개정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이후 2016년 테러방지법, 2019년 공수처법 처리 당시 실제 사용된 바 있습니다.
2. 필리버스터는 아무 때나 할 수 있나요? (조건과 절차)
필리버스터는 국회의원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닙니다. 국회법 제106조의2에 따라 다음과 같은 요건과 절차를 충족해야 개시가 가능합니다.
① 대상이 되는 안건
필리버스터는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 중 표결에 부쳐질 예정인 안건에 한해 가능합니다. 즉, 상임위원회 단계나 일반 질의·보고 등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고, ‘의결 직전 단계의 안건’에만 무제한 토론 요청이 가능합니다.
② 개시 요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요구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려면, 안건이 상정된 뒤에 국회의원 재적 3분의 1 이상이 서명하여 회의 도중 의장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재적 의원이 300명이라면 최소 100명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 요건이 충족되면 의장은 반드시 토론 기회를 부여해야 하며, 이때부터 순차적으로 발언이 진행됩니다.
③ 신청 방식과 토론자 선정
- 무제한 토론 개시가 결정되면, 각 교섭단체(정당)는 토론자 명단을 제출합니다.
- 제출된 명단 순서대로 연단에 올라 자유 발언을 진행합니다.
- 특정 의원이 발언을 중단하면 다음 의원이 이어받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④ 토론 종료 요건
토론이 영구적으로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다음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로 토론이 종료됩니다.
- 회기 종료: 국회 회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필리버스터도 종료됨
- 의결 동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표결을 요청하면 종료 가능
(국회법 제106조의2 제6항)
필리버스터는 법적 근거와 요건, 절차가 명확히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맥락에 따라 합법적 정치적 표현 수단으로도 볼 수 있고 단순한 ‘시간 끌기 전략’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3. 얼마나 오래 말할 수 있나요? (시간 제한과 종료 요건)
필리버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발언 시간에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즉, 국회의원이 연단에 올라 법률이 허용하는 한 몇 시간, 심지어 며칠 동안이라도 발언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무제한 토론’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법적·물리적 제약이 존재합니다.
✅ 무제한 토론은 회기 내에서만 유효합니다
- 회기 종료 시: 국회 회기가 끝나면 토론도 자동 종료되며,
해당 안건은 차기 회기에 다시 상정되어야 합니다. - 실제 사례: 2016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 당시,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토론이 중단되었고, 이후 회기에서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강제 종료할 수 있습니다
- 국회법 제106조의2 제6항에 따라,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무제한 토론 종료를 요구하면
의장은 즉시 종결 표결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 이는 다수당이 토론을 무기한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균형 장치입니다.
✅ 발언자의 체력, 전략도 변수입니다
- 의원 개인이 혼자 발언할 수 있는 최장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보통 몇 시간 이상 발언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음식, 화장실 등 문제로 제한이 생깁니다.
- 일부 의원은 수십 장의 원고, 다양한 주제, 시 낭송까지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발언을 이어가며 시간 전략을 구사합니다.
- 따라서 이론상 무제한 발언이 가능하더라도, 실제로는 회기 일정, 의석수 분포,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필리버스터의 지속 시간은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4. 필리버스터 하면 법안 처리는 어떻게 되나요?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 해당 법안은 결국 통과되지 못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필리버스터는 ‘영구적 저지 수단’이 아니라 ‘일시적 지연 수단’입니다.
✅ 필리버스터는 ‘표결 전 토론 단계’에서만 유효합니다
- 필리버스터는 본회의에서 표결 직전에 무제한 토론을 통해 시간을 끄는 제도입니다.
- 즉, 토론이 끝나면 해당 안건은 다시 본회의에 상정되어 표결에 부쳐지게 됩니다.
✅ 회기 종료 = 필리버스터 종료 = 법안 자동 폐기 아님
-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도 종료되지만, 그 안건이 자동 폐기되는 것은 아닙니다.
- 안건은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될 수 있으며, 새 회기에서는 필리버스터 없이 곧바로 표결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 필리버스터 후에도 법안은 통과될 수 있습니다
- 실제로는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뒤 다수당 주도로 해당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예: 2016년 테러방지법
→ 9일간의 필리버스터 후 회기 종료
→ 다음 회기에 법안 단독 상정 → 가결
✅ 법안 통과 여부는 결국 ‘표결 구조’에 달려 있습니다
- 필리버스터는 시간을 벌어 여론을 환기하고 정치적 협상을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 그러나 최종 통과 여부는 의석수에 따른 표결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에, 다수당이 강행 처리할 경우 결국 법안이 통과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5. 필리버스터 사례
필리버스터는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극히 드물게 사용되는 제도지만, 최근 정치적 이슈가 격화되면서 몇 차례 실제로 시행된 바 있습니다.
✅ 2016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
-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의 ‘테러방지법’ 단독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개시
- 총 9일간 38명의 의원이 발언 → 당시 세계 최장 시간 기록 (192시간)
- 결과: 회기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 자동 종료, 법안은 다음 회기에서 통과
✅ 2019년 공수처법·선거법 저지 필리버스터
- 자유한국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에 대해 필리버스터 신청
- 당시 여야 간 격렬한 충돌과 함께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지연
- 결과: 회기 종료 후 일부 법안은 통과, 일부는 협상 후 수정 처리
✅ 2023년 방송 3법 필리버스터
- 여당이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강화’를 명분으로 한 야당 주도의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 신청
- 결과: 무제한 토론 진행 중 의석 수 우위를 바탕으로 종결 동의 처리, 법안 통과
6. 마치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필리버스터란 소수 의견을 보호하고 다수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이른바 무제한토론 제도 입니다. 이는 국회법 제10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합법적 제도입니다.
다만, 필리버스터에도 끝이 있고 의원들의 체력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표결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의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정치적인 의사 표현을 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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